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 그의 영화는 주제가 담고 있는 무게감 때문에 보는 내내 답답하고 숨도 쉬기 어렵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알알이 나의 모습이기도 해서, 그들이 미웠다가 좋았다가 안쓰러워졌다가 이해되어 버린다. 그래서 영화가 끝나고 나면 내 몸에 있는 진이 다 빠져나간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미운 사람을 더는 온 힘을 다해 저주할 수도 없고, 세상을 단순하게 이분해서 바라볼 수도 없게 되어버린다.
하지만 좋은 영화는, 러닝타임 이후부터 재생된다고 생각한다. 이창동의 영화는 늘 그랬다.
'글상자 >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73. 같길 바라지만 (0) | 2017.04.29 |
---|---|
#72. 1664 (0) | 2017.04.29 |
#70. 내일이 기다려지는 이유 (0) | 2017.04.29 |
#69. 죽자고 마신 날 (0) | 2017.04.29 |
#68. 세월호 (0) | 2017.04.1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