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피엔스 2장을 주제로 토론해보면서 집단주의와 개인주의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용어 정리가 확실히 안 되는 것 같아 집에 돌아와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를 비교하는 글을 몇 가지 찾아보았다. 이번 기회에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에 대해 확실히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대 심리학에서 사용되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의미는 Triandis라는 심리학자가 구성한 것이라고 한다. 그에 따르면 모든 개인에게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문화적 성향이 있고, 특정 성향을 가진 개인의 많고 적음에 따라 개인주의 문화와 집단주의 문화로 구분할 수 있다.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문화에서 사람들의 행동은 개인이 맺는 사회적 관계의 종류에 따라 구분된다.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사람들은 집단으로부터 더 분리되어 있으며 자율적으로 행동한다. 반면에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집단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많은 상황에서 개인적 목표보다 집단의 목표를 우선한다. 사람들의 사회적 행동은 규범, 의무, 책무의 결과로 나타나며 관계를 유지하는 데 터무니없는 비용이 들지 않는 한 사람들은 관계를 포기하지 않는다.
결혼의 예를 들면, 개인주의 문화 사람들은 결혼도 일종의 계약으로 받아들인다. 결혼은 두 사람의 이해관계로 성립되기 때문에 그 이해관계가 깨지면 이혼하는 것이 당연하다. 반면 집단주의 문화에서 부부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다. 부부의 의무와 책임이 강조되고, 더는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정이나 자식들 때문에 같이 살아야 한다는 태도가 많다.
또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차이가 가장 두드러지는 건 사회적 행동의 규정에서이다.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집단과 개인 간에 갈등이 생긴 경우, 집단의 목표와는 관계없이 개인이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려고 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애초에 집단과 계약에 의해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다. 반면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집단은 계약으로 맺어진 일시적 관계가 아니므로 집단에 반하는 일 없이 집단이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을 실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사람들이 속하는 내집단 수는 적고, 크기는 크며, 내집단 구성원을 대할 때의 행동과 잘 모르는 사람을 대할 때 행동이 달라진다. 개인의 독특성을 찾고 일관적인 개성을 유지하기보단 집단 내의 조화를 중시하고 그때마다 자신이 처한 사회적 맥락에 적합한 행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를 비교해 놓고 나니, 나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는 걸 느낀다. 이전에는 집단주의적 성향이 강했는데, 이전과 비교하면 많이 변했다. 나는 내가 속한 집단에 따라 다른 페르소나를 드러냈다. 가족끼리 있을 때 비치는 모습과 친구들과 있을 때의 모습, 학교 내에서의 모습이 모두 달랐다. 하지만 요새는 그 격차가 많이 줄었다. 어느 집단을 가나 사용하는 어휘와 행동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집단을 대하는 나의 태도도 많이 변했고.
집단주의가 강한 사람은 눈치를 많이 본다. 나는 남 눈치를 잘 안 본다(예전엔 엄청 봤는데). 대신 남에게 피해 주는 것은 정말 싫어하기 때문에 선을 지켜가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