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도 생각을 할까? 화재 속에서 갓난아이를 구해내는 강아지 이야기를 듣거나, 구구단을 외워 답을 맞히는 돌고래들을 보면 왠지 동물도 생각이라는 것을 할 것만 같다. 생각의 정의가 무엇이든 간에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동물도 생각하리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동물이 생각한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공장식으로 사육되는 가축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삶은 먹이가 되기 위한 과정이다. 적은 양의 사료로 많은 양의 고기를 제공할 수 있도록 좁은 우리에 갇혀 길러진다. 그런 동물들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면 다시는 금요일 밤마다 치킨과 삼겹살을 먹을 수 없다. 커피의 향을 즐기기 위해서는 비쩍 마른 몸으로 커피콩을 수확하는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아야 하는 법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기로 한다. 우리는 너무나도 거대한 부조리 위에 서 있고, 부조리함에 대해 하나하나 이유를 캐묻는다면 삶은 피곤해진다. 뿌리에 가까워질수록 분노와 좌절로 우리의 삶이 점철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이끌림과 가치관, 옳음에 대한 갈망으로 인해 무언가를 바꾸려고 마음먹은 사람이 있다면 그들을 응원하고 싶다. 분명 금요일 밤의 치킨 같은 것들을 포기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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