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500/35

글상자/끄적끄적 2017. 2. 24. 20:30
#1. 500/35
우리 집? 보증금 500에 월 35. 옥탑방인데 옥탑같지 않은 옥탑이라 냉난방 잘 되고, 방도 가격에 비해서는 꽤 넓은 편이지? 발품을 워낙 많이 팔아가지고 좋은 방 구했지 뭐. 옵션도 뭐 어진간한건 다 있고.

#2. 어린 왕자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여러분들이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다고 어른들에게 말하면, 어른들은 도무지 가장 중요한 것은 물어보지 않는다. "그 애의 목소리는 어떠냐? 그 애도 나비를 채집하느냐?" 절대로 이렇게 묻는 법이 없다."그 앤 나이가 몇이지? 형제들은 몇이나 되고? 몸무게는 얼마지? 그 애 아버진 얼마나 버니?" 항상 이렇게 묻는다. 만일 여러분들이 "나는 아주 아름다운 장밋빛 벽돌집을 보았어요. 창문에 제라늄이 있고, 지붕 위에 비둘기가 있고....."

이런 식으로 어른들에게 말한다면, 어른들은 그 집을 상상해 내지 못할 것이다. 그들에겐 "나는 십만 프랑 짜리 집을 보았어요." 라고 말해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그들은 소릴 친다.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러니 여러분들이 "어린 왕자가 있었다는 증거는 그 애가 멋있었다는 것이고, 그 애가 웃었다는 것이고, 그 애가 양을 갖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양을 갖고 싶어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라고 어른들에게 말한다면, 그들은 어깨를 으쓱하며 여러분들을 어린아이로 취급할 것이다.

#3. 어른
어렸을 적에 어린 왕자를 읽고, 어른들이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술 마시는 게 부끄러워서 술을 마신다니! 완전 바보야!
그리고 어느새 나는, '오백에삼십오'가 입에 달라붙은 시시한 어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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