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책이라...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책 7선을 정해서 작성하는 게 맞겠지?
1) 『세월의 돌』 - 전민희
- 처음으로 읽은 첫 국내 판타지 소설이다. 이 책 덕분에 본격적인 독서가 시작되었다.
- 이 책 이후로 『드래곤라자』라는 다른 판타지 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이후 철학에 관심이 생겨 철학 서적을 읽기 시작했고, 순수문학, 과학, 공학 등 흥미가 닿는 대로 책을 읽었다.
- 어떤 일이든 시작은 재미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 읽기의 즐거움을 모르는 친구에게 '중학생이 읽기 좋은 현대 문학 50선' 이런 거 던져주면 안 된다. 쉬운 책부터 읽고, 점차 지평을 넓혀가는 방향으로 책을 접하는 게 좋지 않을까?
- 아, 그리고 세월의 돌 이후로 문학에서 해피 엔딩보다는 새드 엔딩을 좋아하게 되었다. 작품성은 후자가 대체로 좋더라.
2) 『엘리먼트』 - 켄 로빈슨, 루 애로니카
- 엘리먼트란 '타고난 재능과 열정이 만나는 지점'을 뜻한다. 나는 이 책에서 첫 장에 나오는 일화를 사랑하는데, 같이 나누고 싶어 적는다.
- 질리언은 고작 여덟 살이었지만 벌써부터 미래가 어두워 보였다. 적어도 학교 교사들의 입장에서 질리언의 학교 생활은 문제가 많았다. 그녀는 매번 숙제를 늦게 제출했고, 글씨도 엉망이었으며, 시험 성적도 바닥이었다. 게다가 질리언은 수업 중에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소리를 내거나, 창문 밖을 멍하니 응시하거나, 주변 친구들에게 장난을 걸곤 했기 때문에 교사는 자주 수업을 멈추고 그녀에게 주의를 주어야만 했다. 질리언은 그런 상황에 대해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
- 교장은 질리언이 일종의 학습장애를 겪고 있으며 그녀가 장애아 등을 위한 특수학교에 다니는 것이 더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는 1930년대였다. 내 생각에 요즘이었다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라는 진단과 함께 리탈린 등의 약이 그녀에게 처방됐을 게 분명하다.
- 질리언의 부모는 학교로부터 온 매우 우려스러운 편지를 받고 바로 조치를 취했다. 질리언의 어머니는 그녀에게 가장 좋은 드레스와 신발을 챙겨주고, 머리를 땋은 후, 최악의 경우를 걱정하며 그녀를 심리 상담가에게 데려갔다.
- 심리 상담가는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가 약 20여 분 동안 질리언의 어머니에게 질리언이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과 학교 입장에서의 문제점 등에 관해 물어보았다. 그는 질리언에게 직접 질문하지는 않았지만 내내 그녀를 자세히 관찰하고 있었다.
- 마침내 엄마와 심리 상담가의 대화가 끝났다. 남자는 자신의 책상에서 일어난 후 소파로 걸어와 질리언의 옆에 앉았다.
- "질리언, 기다리느라 힘들었지? 미안하지만 잠시만 더 앉아있어야 할 것 같네. 이제부터 네 엄마와 둘이서만 이야기를 해야 하거든. 우리는 잠시 밖에 나갔다가 올 거야. 잠시만 더 기다릴 수 있겠니?"
- 방 밖의 복도에 나오자마자 의사는 질리언의 어머니에게 말했다. "잠시 여기에 서서 질리언을 지켜보시지요." 복도에는 방 안이 들여다보이는 창문이 있었고 그들은 질리언이 그들을 볼 수 없는 방향에 서 있었다. 질리언은 금새 쇼파에서 일어나더니 음악에 맞추어 몸을 움직이며 방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질리언의 우아한 몸짓에 말을 잊은 채 조용히 그녀의 움직임을 지켜보았다.
- 마침내 심리 상담가는 질리언의 어머니에게 돌아서서 이렇게 말했다. "린 부인, 질리언은 이상한 게 아닙니다. 질리언은 댄서이지요. 그녀를 댄서 학교에 보내도록 하세요."
- 그녀의 어머니는 심리 상담가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정말 멋진 일이었지요." 질리언이 말했다. "방에 들어갔는데 저 같은 사람들이 가득 있는 거에요.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는 사람들, 생각을 하려면 몸을 움직여야만 하는 사람들 말이에요."
- 초등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찍혔던 어린 질리언은 우리 시대 가장 성공적인 안무가 질리언 린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는 비슷한 아이를 경험해본 적이 잇는 누군가가 그녀에게서 댄서의 징후를 읽어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녀에게 엉뚱한 진단을 내리고 정신과 약을 처방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질리언은 문제아가 아니었다. 그녀는 특수학교에 갈 필요가 없었다.
- 그녀는 단지 진짜 자신의 모습대로 행동해야만 했을 뿐이다.
3) 『성채』 - A.J.크로닌
- "이것은 개인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시스템에 대한 공격이다."
- 하얀 거탑, 굿닥터 등의 메디컬 드라마들은 모두 '성채'라는 의학 소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성채가 수차례 드라마, 영화화되고 나서 메디컬 드라마라는 분야가 생겼으니까. 재미있게 읽을만한 고전 소설이다.
- 개인의 문제를 현상과 시스템으로 이해하려는 자세를 가지게 해주었다.
4) 『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 비교적 최근에 읽은 책이다. 내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명문화되어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사피엔스는 과연 여기서 어디로 갈까.
-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와 같이 읽으면 좋다(두 책 모두 엄청 두껍긴 하지만...).
5) 『해리포터 시리즈』 - J.K.롤링
- 해리포터는 책으로, 영화로 수차례 돌려 보았다. 재작년 여름에 런던에 있는 해리포터 스튜디오에 갔었는데, 꿈을 걷는 것 같았다.
- 호그와트 입학하고 싶다...
- 해리포터와 같이 성장한 세대라는 것에 감사한다.
6) 『1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 - 나카타니 아키히로
- 고등학생 때 이 사람처럼 살고 싶었다. 제목은 과격하지만(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가 세상에 어디있어!) 책 내용은 자신이 10대 때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쓰여있다. 정말 열정적인 사람이다.
- 고등학생 시절에 국내에 발간된 저자의 책의 절반 가량을 읽었는데, 돌이켜보면 당시의 내 멘토였던 거 같다. 『세월의 돌』과 더불어 독서욕을 끌어올려준 책이다.
- 2009년 8월부터 지금까지 1000권 정도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의 영향이 가장 크다.
7) 『어린 왕자』 - 생택쥐페리
- 처음 읽었던 건 초등학교 저학년 때. 술을 마시는 자신이 부끄러워 술을 마시며 잊는다는 아저씨가 멍청해보였다. 어른들은 다 멍청이야. 모자 그림 그려놓고 코끼리를 먹은 보아뱀이라고 말하는 것도 억지 같았다.
- 고등학생 때 한 번 더 읽었다. 아는 척 하고 싶어서 어린 왕자에 대한 해석 같은 걸 찾아보았다.
- 그 이후로도 몇 번 읽었다. 읽을 때마다 읽히는 문장이 다르다. 30대에 읽으면 또 어떤 느낌일지 궁금한 책.
'열정대학 > My Life Rank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My Life Ranking] 나이 드는 게 좋은 이유 (0) | 2017.01.20 |
---|---|
[My Life Ranking] 신나게 수다 떨고 싶은 주제 (0) | 2017.01.19 |
[My Life Ranking] 다른 사람에겐 당연하지만 나에겐 아닌 것, 나에겐 당연하지만 다른 사람에겐 아닌 것 (0) | 2017.01.17 |
[My Life Ranking] 나의 핵심 가치 (0) | 2017.01.16 |
[My Life Ranking] 잠들면 이런 꿈을 꾸고 싶다 (0) | 2017.01.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