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이불이
살갗에 닿는 느낌이 좋아
나도 모르게 침대에 누워
잠들었던 여름

새하얀 도화지 같은 운동장
시린 손으로 눈을 꽁꽁 뭉쳐
던지고 피하며 놀았던
학교 앞 풍경

따스한 햇볕 아래
잔디 위에 돗자리를 깔고
비닐에 돌돌 말린 얼음물과 도시락을 꺼내
어제 본 만화 이야기를 하며 놀았던 소풍

추적추적 비를 밟으며
여느 때와 같이 집으로 돌아가던 길
헤어짐을 뒤로 하고
무겁게 침전하던 밤

그 날의 기억

그리고 날씨


'글상자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작시 #7] 사랑하기 좋은 계절  (0) 2017.04.11
[자작시 #5] 포장의 미덕  (0) 2016.07.10
[자작시 #4] 전화기  (0) 2016.06.08
[자작시 #3] 손길  (0) 2016.06.04
[자작시 #2] 장미를 힘껏 안아본 적이 있나요  (0) 2016.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