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내향적인 사람들은 외적 감각자극에 더 민감하다. 두뇌에서 사물, 공간, 사람 등 외부 세계의 정보를 처리하는 피질 영역이 어느 자극에나 강하게 반응한다. 반면에 외향적인 사람은 피질 각성도가 낮다. 외부 세계에 열중하려면 ‘더 많은’ 자극이 필요하다. 그래서 외향적인 사람은 더 강한 사회적 자극을 찾고, 내향적인 사람은 열중도가 더 낮은 활동을 하고 나서도 정신이 고갈된 느낌을 받는다.
한편, 외향적인 사람은 사회적 보상, 이를테면 미소 짓는 얼굴, 웃음, 대화, 피부 접촉에 반응해 더 많은 도파민을 분비한다. 내향적인 사람은 이러한 사회적 보상 체계에는 덜 민감하고 문제 해결, 퍼즐, 단독 탐구 같은 ‘정신’활동에 매우 민감하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은 타인과 함께 있고 자극이 강한 환경에 있을 때 외향적인 사람들이 더 행복해 보이는 이유를 알 수 있다고 한다. 그 상황에서 내향적인 사람보다 긍정적 감정을 훨씬 강렬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제인 맥고니걸, 『누구나 게임을 한다』 中
혀끝에 레몬즙을 떨어트리면 사람마다 침이 고이는 정도가 다르다. 피질 영역이 자극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이 실험을 통해 침이 많이 고이는 사람들은 내향적인 성격, 적게 고이는 사람들은 외향적인 성격을 가졌다고 분류한다. 나는 레몬즙을 상상하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잔뜩 고이는 사람이다. 굉장히 내향적이기 때문이다.
나의 인간관계도 성격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필요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긴 하지만, 내가 꼭 필요로 하는 형태의 관계는 '서로에게 대체될 수 없는 형태'이다. 주위에 사람이 많지 않더라도 그런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마음이 편하다. 반대로 주위에 사람이 많더라도 그 모두가 내게 대체될 수 있는 존재들이라면, 난 불안해한다. 타고난 내 성격이 그렇다. 운이 좋게도 난 대체될 수 없는 몇 명의 사람들을 주위에 두었다.
내게 인간관계란, 김춘수의 '꽃'과 같은 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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