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롤(LoL : League of Legends)을 2012년(시즌2)부터 지금(시즌7)까지 즐기고 있다. 롤은 5명씩 두 팀으로 나뉘어 상대의 기지를 부수는 게임이다. 롤에는 총 5가지의 역할군이 있다. 탑, 미드, 정글, 원거리 딜러, 서폿. 5년간 게임을 즐겼기 때문에 모든 역할군을 다룰 법도 한데, 내 플레이의 8할 이상은 서폿이다.
서폿은 게임에서 아군을 지키거나 우리 팀이 쉽게 적에게 더 많은 데미지를 넣을 수 있도록 군중 제어기(CC)를 이용해 상대를 방해하거나, 우리 팀이 정보 우위를 취할 수 있도록 시야를 밝히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하면 우리 팀원을 케어하는 역할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서폿하기를 꺼려한다. 눈에 띄지도 않고, 게임 후반이 되어도 강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서폿으로 게임을 하다보면 자신보다 더 강한 우리팀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대신 죽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난 5년 동안 서폿만 했다. 계속 같은 라인만 가다보니 서폿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이해도가 높아지다보니 좋은 플레이로 연결된다. 또한 정확한 킬각으로 상대를 잡아 게임을 캐리하는 것보단, 위태위태한 상황에서 우리팀을 살려 역전하는 각을 보는 게 더 흥미롭고 재밌다.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삶도 마찬가지다. 나는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충돌하는 경우를 살면서 거의 보지 못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잘하는 일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그런 심리가 유독 강하다. 어떤 일을 잘하지 못하면, 혹은 잘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그 일을 좋아하기가 어렵다. 마찬가지로 어떤 일을 좋아하면 그 일에 관해서는 창의적인 생각이 많이 떠오르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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