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활동 개요(날짜, 장소)
2016년 11월 18일부터 스테이지 당일인 2017년 1월 21일까지 진행되었다.
Q) 활동 동기
열정대학 초창기 때 단편영화 시나리오를 두 번 작성했다. 운이 좋게도 두 편 모두 영화화 되었다. 여름에 만들었던 '백색왜성'은 후천적 청각장애가 있는 여자와, 그녀를 짝사랑하는 남자에 관한 이야기었다. 배우도 잘 뽑았고, 영화도 잘 나왔지만 내 시나리오에 대한 아쉬움이 컸었다. 그 아쉬움 때문에 그 해 겨울 단편영화제에 다시 참여하여 '죽일 놈'이라는 시나리오를 썼다. 초고를 쓴 이후 감독과 이야기하면서 스토리라인을 바꾸었는데, 그 과정에서 이야기가 산으로 갔다.
이번 단편영화제에 다시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한 이유는, 그 두 번의 아쉬움을 덮을 만한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SF를 쓰고 싶었다. 보는 사람들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엔 SF만한 장르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Q) 활동 내용과 느낀점
#1. 디스토피아
디스토피아를 다룬 유명한 고전 소설이 있다. 조지 오웰의 '1984'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1984에서는 권력에 의해 개인이 통제되지만, 멋진 신세계에서는 개인이 선택한 쾌락에 의해 스스로 통제된다. 두 고전이 쓰인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오웰의 걱정처럼 압도적인 권력에 의해 개인이 통제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헉슬리의 소설은 시대의 본질을 꿰찬 듯하다.
#2. 상상
예전부터 들었던 생각들이 있다. 만약에 가상현실에서 현실보다 더 많은 일을 경험할 수 있고, 그곳에서 더 행복할 수 있다면 우리는 가상현실과 현실 중 어떤 세상을 선택하게 될까? 완벽한 가상현실이 만들어져 우리가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데, 가상현실의 자아가 실제 현실을 자각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현재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는 가상현실의 존재일지 실재일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은 향후 40년 안에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텐데, 그 때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어떤 일을 하더라도 인공지능이 자신보다 훨씬 유능하고 뛰어날텐데. 인간의 게놈지도가 완성되어 죽음이 필연이 아닌 선택의 문제가 된다면, 사람은 언제 죽음을 선택할까? 현재는 물려 받은 재산으로 '금수저', '흙수저'를 나누는데, 돈이 많은 사람이 자식의 유전자도 취사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된다면 '금유전자', '흙유전자'의 시대가 올까? 꿈에 기반한 가상현실에서는 실제 시간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부의 격차로 인해 부자들은 24시간을 살 동안, 가난한 사람은 1시간을 살게 되는 시대가 올까? 아니면 이와 반대로 부자들은 실재를 소비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가상 현실을 소비하게 될까?
SF가 던져주는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선 행복, 쾌락, 현실 등에 관한 질문과 자기 정의가 필요하다. 결국 철학으로 귀결한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초등학생 때 상상도 하지 못했던 세상을 현재 살고 있고, 세상은 점점 가속화되며 변화하고 있다. 나는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추어, 가치와 철학에 대한 질문도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모든 꿈들을, 꿈에 기반한 가상현실에서 이룰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만약 가상현실이 당신의 가치관에 반(反)한다면, 그건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멋진 신세계>가 던지고 싶은 질문이었다.
#3. 영화 배경
꿈에 기반한 가상현실에 대한 제목으로, 멋진 신세계만한 것이 없었다. 가상현실이 상용화 된다면 그건 분명 '멋진'형태로 우리에게 주어질 것이고, 그 세계는 새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매트릭스의 '네오(Neo)'가 'One(사람, 1)'을 돌려 쓴 것처럼, 멋진 신세계의 주인공 이름도 의미를 두고 싶었다. '영일'이라는 이름은 컴퓨터가 사용하는 기계어에서 차용했다(01). 여자 주인공 '나비' 역시 장자의 호접지몽 일화에서 차용.
이 영화에 등장하는 꿈현실은 우선적으로 로키드인 신드롬(Locked-in Syndrome)을 가진 환자들에게 테스트되었다. 로키드인 신드롬은 뇌의 인지능력은 그대로인데 신경신호들이 말초신경까지 전달이 되지 않는 병이다. 그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식물인간과 비슷하지만, 인지능력이 말짱한 상태이다. 테스트 받았던 사람들은 꿈현실에서 자신이 꿈꿨던 삶을 살 수 있었기 때문에 매우 행복해했다. 뿐만 아니라 몇몇 환자들의 꿈현실을 모니터링한 영상이 방송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다. 결국 일반인들에게도 꿈현실을 서비스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소수의 일반인들을 모아 베타테스트를 진행하였다. 영일은 그 중 하나였다.
영일과 같은 학교를 다니는 '수혁'과 '제현'은 기술 발전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보통의 사람들을 대변하는 캐릭터이다. 이 영화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결국 수혁과 제현도 꿈현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을 자연스레 사용하게 된 우리들처럼.
영화 중간 중간에
이와 같은 화면을 껴 넣었다. 랜덤한 숫자를 연속해서 출력하도록 프로그램을 짠 다음에, 프로그램 실행 도중에 화면을 캡쳐해서 영화에 집어 넣었다. 다시 영화를 볼 때, 이 화면이 어느 씬에 들어갔는지 찾아보고 의도를 생각해본다면 더 재밌게 영화를 볼 수 있으리라.
#4. 마무으리
후회 없는 일이 어디 있겠냐만은, 이번 영화는 분명 후회가 적을 듯하다.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같이 고생한 분들 덕분에 좋은 영화가 나왔다. 배우, 스텝, 감독 여러분,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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