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보통 상대와의 필연적인 차이를 특별하게 받아들이면서 싹튼다. 말을 하기 전에 코를 찡긋거리는 습관, 카페에 흐르는 음악을 들을 때 눈을 살짝 감는 모습. 우리는 사랑에 빠지면 그런 작은 특징들을 모아 일상을 감싸곤 한다. 가끔 보이는 나와의 공통점 역시 상대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데 한몫한다.
하지만 아픔도 다름에서 시작된다. 상대의 마음도 나와 같기를 바라지만, 그렇지가 않다. 말의 온도, 마음의 무게, 소중함의 크기가 다르게 느껴진다. 차이가 커지면 균열이 생기고, 틈이 벌어져 상처가 난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차이는 이별이라는 형태로 드러나거나, 잊기 어려운 큰 상처로 남는다.

하지만 어쩌면 사랑은 필연적으로 아픔을 수반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를 사랑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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