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깊은 구절 및 느낀점
1) p.15 글쓰기는 헤엄치기와 똑같다. 글쓰기뿐 아니라 모든 공부가 수영을 배우는 과정과 똑같다.
2) p.18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으면, 끝내라."
3) p.21 인간은 실제로 작업을 하는 동안이 아니라, 계획하고 기다리는 동안 가장 많은 일을 한다.
4) p.25 "있을 수 있는 것" 단 세 가지 단어를 모조리 제거하기만 하더라도 글이 얼마나 윤기가 나는지 스스로 놀라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5) p.33 억지로 쓴 글은 좀처럼 좋은 글이 되지 않는다.
6) p.34 소설 쓰기는 지극히 정밀한 노동이어서, 단어 하나하나에 신경쓰기를 게을리 하면 안된다.
7) p.36 집을 다 짓고 나면 말끔하게 칠을 하듯, 글을 쓰고 나면 반복된 단어나 중복된 토씨 따위를 걸러내는 과정이 따로 필요하다.
8) p.44 눈에 걸리는 단어들, 특히 긴 단어들을 없애버리면, 모든 문장이 간결해지고, 압축된 문장에서는 폭발력이 생겨난다.
9) p.50 거느려야 하는 어휘 수가 늘어나고 기교와 순발력이 능해지면 문장에서는 힘이 빠진다.
10) p.54 진실과 논리는 아무런 꾸밈도 필요없다.
11) p.55 개인적인 감정은 한 사람의 주체와 그것이 지닌 시각을 기준으로 삼는다. 그리고 기준을 이루는 이 시각을 '관점'이라고 한다.
12) p.62 발동이 걸린 상상력은 이제 멈출 줄을 모른다. 나는 그럴 때면 산책을 나간다.
13) p.65 소설은 영어로 'novel(신기한)' 또는 'fiction(허구)'이라고도 한다. 그러니까 소설은 '희한한 거짓말'이다.
14) p.66 진실을 얘기할 때는 빈틈이 어느 정도는 용납되지만, 거짓말은 완벽해야 한다.
15) p.82 글이란 쓰고 싶은 순간에 당장 자리에 앉아 생각나는 대로 무턱대고 쓰는 행위가 아니라, 줄거리를 구상하고, 구성한 내용의 개별적인 요소를 분석하고, 실제 작업을 실행하는 과정을 계획하고, 탄탄한 계획에 따라 차근차근 써내려가고, 낱낱의 단어와 문장과 단락을 재확인하고 다듬어 나가는 기나긴 여정이다.
16) p.107 세상의 어떤 경쟁에서도 조금이나마 성공과 승리를 거두려면, 학력이 아니라 실력을 쌓아야 한다. 실력은 '진짜 힘'이라는 뜻이다.
17) p.126 제목을 좀 길게 정한 까닭은 단편소설이라는 특징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긴 장편소설이나 대하소설에는 「토지」나 「아리랑」처럼 짧은 제목을 붙여주는 반면에, 오히려 짧은 작품에는 기다란 제목을 붙이는 경향이 강하다.
18) p.129 글은 읽히기 위해서 분투하고, 제목은 눈길을 끌기 위해 분투한다.
19) p.151~p.152 일단 어떤 관점을 선택하고 나면 작가는 그 작품이 끝날 때까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20) p.164 아무것도, 정말로 아무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21) p.170 자전적 소설을 쓰려는 사람은 자신의 얘기를 타인의 눈으로 보고 3인칭으로 말하는 훈련을 쌓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백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1인칭 얘기를 객관적이고도 사실적으로 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22) p.204 작품은 하나의 새로운 지적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23) p.212~p.213 '영감'은, 특히 장편소설의 경우, 한 순간에 반짝 떠오르는 축복이 아니라, 이렇게 오랜 시간이나 세월에 걸쳐 공을 들여 조금씩 쌓아올리는 무형의 집 한 채와 같다.
24) p.232 대화체는 자연스러워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실제로 말하는 그대로 쓰면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들린다.
25) p.250 절망은 희망을 기대하게 만들고, 즐거움은 절망을 예상하게 만들면서 전체적인 흐름이 점층하는 가운데, 소설의 구조는 안정-위기-해소-안정-위기-해소의 순환이 도-미-레-파-미-솔-파-라-솔-시-라-도의 파상적 음계를 그린다.
26) p.272 관객과 함께 작가가 감성에 빠지는 현상은 영화의 흥행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진지한 문학에서는 할 짓이 아니다.
감상평
'있을 수 있는 것'을 없애라!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 많았는데,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이 문장이다. 문장에서 '있다, 수, 것'을 쳐내라는 말이다. 그러면 문장이 풍성해진다. 나는 이 부분에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다. '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를 없애라!
요즘 사람들과 대화할 때 내가 어떻게 말하는지, 상대가 어떻게 말하는지를 계속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라는 표현을 정말 많이 쓴다. 자신의 의사를 확실하게 표현하는 걸 경계하는 성향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표현은 문장의 격을 떨어트리고 힘을 빠지게 한다. 오승환의 인터뷰에서도 '-것 같아요'라는 표현이 수십 차례 등장했다. 그 두 표현만 쳐냈어도 문장에 훨씬 힘이 실리지 않았을까.
'인간은 실제로 작업을 하는 동안이 아니라, 계획하고 기다리는 동안 가장 많은 일을 한다.'는 말도 생각해볼 법하다. 일을 잘하는 프로들은 실제로 업무를 하지 않을 때에도 미리 해야될 업무를 파악해 놓는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무의식적으로 업무의 윤곽을 그리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무의식에 쌓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 일이 존재한다'를 항상 의식하려고 한다.
내가 지금까지 소설 쓰기를 실패한 이유는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더 좋은 주제가 보이면 바로 그 주제로 넘어갔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태도로는 소설을 완성하기가 힘들다. 완벽한 선택을 바라지 말자. 이후의 행동이 선택을 완벽하게 만든다. 선택이 완벽해야 좋은 결과가 도출되는 게 아니다.
행동을 패턴화해서 규칙적으로 만들면 좋겠다. 소설이 잘 써지지 않을 때 마라톤 연습을 한다던지, 버스에서 이동하는 시간에 소설의 뼈대를 잡는다던지 말이다. 그러다보면 소설을 쓰는 데 쓰이는 시간이 준다. 자, 이제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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