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내가 만약 필 코너스처럼 반복되는 오늘을 맞게 된다면 무엇을 하게 될까?

Q2) 니체는 지금 이 인생을 다시 한 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완벽한 하루가 수없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면 그 말이 통용될 수 있을까?

Q3) 필 코너스에게 반복되는 하루의 종결은 어떤 의미였을까?

Q4) 한 번 더 경험하고 싶은 하루는?

Q5) 사랑은?

 

 

A1)

필 코너스와 비슷한 선택을 하지 않을까? 처음엔 하루가 지났는데 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기시감을 느끼고 두려워한다. 그러다가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다른 선택들을 해본다. 거기에서 재미를 찾고 여러 가지 기행들을 해보지만 결국 시들해진다. 아침 6시가 되면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가 있고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한 어제를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할 테니까. 그 때부터는 어떤 학문을 공부하던지 악기를 배우기 시작한다. 시간이 부족해서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 토지를 읽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는다. 전에 배우다가 포기했던 기타를 다시 쳐보기 시작한다.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이뤄본다. 그런 일들에서 의미를 찾아간다. 필 코너스처럼 이타적인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반복되는 하루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이제 너무 잘 알게 되었고, 그들 모두를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 같다.

의미를 찾지 않으면 삶이 괴로워지지 않을까. 삶의 의미와 재미를 찾아서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그래야 버틸 수 있으니까.

 


A2)

예전에 덕수쌤에게 지금 이 인생을 다시 한 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라.”라는 말을 들었을 때 동의하지 않았다. 어렸을 적에 보았던 배우 윤여정의 인터뷰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저는 어떤 영화도 사람의 인생보다 많은 것을 담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냐고요? . 저는 절대 저의 20,30대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인생은 리허설이 없다고 하잖아요. 저의 20대는 서툴렀어요. 30대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지금 60대를 살아가는 저도 이 나이로 처음 살아보는 거라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는 윤여정이라는 영화가 너무 좋아요.” 아마 이런 맥락의 인터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이 인생을 완전히 똑같이 산다.’라는 말은 내가 지금까지 내렸던 모든 선택을 그대로 취한다는 말과 같다. 전제조건은 죽은 이후에 다시 나도 태어나는 것이다. 일단 난 그러고 싶지가 않고, 다시 산다고 하더라도 그게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정다운이라는 영화가 끝이 난다면, 그냥 끝이다. 죽음 이후에도 삶이 있다면, 그 삶을 끄집어내 다시 살아가기보단 아예 새로운 삶으로 살아가야 맞다.

 

 

A3)

아침 6시가 되었을 때 그의 옆엔 리타가 있었다. 지긋지긋하게 반복되었던 라디오 뉴스도, 바깥의 풍경도 모든 것이 변해있었다. 그의 삶은 그 순간 형언할 수 없는 기쁨으로 충만해졌다. 리타는 함께했던 어제를 기억하고 있었다. 필이 리타에게 말한다.

“Today is tomorrow. It happened!”

우리가 필처럼 극적인 방법으로 오늘을 맞이하기는 힘들다. 영화적 상상에서 이루어진 일이니까. 하지만 잠에서 깨어났을 때 필 코너스처럼 오늘이 내일이라는 사실에 감사하고 싶다. 그건 정말 기적이니까.

 

 

A4)

필 코너스는 사랑하는 사람과 보냈던 격렬한 하룻밤 같은 게 반복되는 게 아니라 펑추토니에서 보내는 끔찍한 성촉절이 반복된다는 것에 격분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삶의 태도를 바꾸기 시작한다. 죽기 직전의 노숙자에게 따뜻한 식사를 대접하고 죽을 뻔했던 사람들을 구한다. 반복되는 하루를 이용해 피아노를 배워 무대에 오른다. 필 코너스가 의미를 찾은 지점들이다.

내 인생에 있어 딱 한 번, 과거로 돌아가 하루를 경험할 수 있다면 어떨까? 나에겐 아직 반복하고 싶은 하루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내 삶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사건(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을 경험하게 된다면 그 이전, 혹은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을까.

 

 

A5)

순간을 감사하게 만드는 것.

오늘이 내일임에 기뻐하는 것.

감정의 결을 더 날카롭게, 폭을 더 깊게 만드는 것.

내가 아닌 타인에 집중하는 것.

의미를 부여하는 것.

믿는 것.

세상을 경이로 바라보게 만드는 것.

때로 전부가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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