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시작하기 전, 쌤이 메시지 3개를 전달하고 시작했다. 첫 번째 메시지는 불가지론자. 불가지론자란 어떠한 종교도 따르지 않지만 완전히 부정하지도 않는 사람을 뜻한다. 두 번째 메시지는 유신론적 진화론. 신이 모든 것이 활동하도록 만든 뒤에 뒤로 물러나 스스로 발전하게 내버려두었다는 설이다. 세 번째 메시지는 민주주의 시대의 독특한 특징. 이 시대에는 시장경제와 공리주의가 합쳐져 모든 사람들이 힘들이지 않고 성공하려고 하고, 즉흥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고, 추상적인 말에 빠지면 자신이 그것을 안다거나 소유한다는 착각에 빠진다는 특징이 있었다. 일반적인 개념을 예로 들어보자. 장미보다는 꽃이, 꽃보다는 식물이, 식물보다는 자연이 일반적인 개념이다. 우리가 자주 쓰는 어휘인 행복, 성공 등이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개념이다. 일반적인 개념에 빠지면 구체적인 노력으로 옮길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성공하고 싶다면 그것을 구체화 하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서 드는 노력을 현실화해야한다. 죽음을 대할 때도 추상적으로 대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대했으면 좋겠다.

나는 누구일까? 이 물음을 구체화하기 위해 3가지 가정으로 나를 파악해보았다. 우선 2011년의 X2050년의 X가 동일 인물일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시공간 벌레(space-time worm)을 예로 들었다. 긴 기차가 있다고 해보자. 그 안에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기차는 연결되어 있어서 나는 그 안에서 뒷 칸에서 앞 칸으로 옮겨갈 수가 있다. 이 때 우리는 기차를 하나로 인식한다. 정체성도 마찬가지다. 각각이 올바로 연결됐을 때 그것은 하나를 이룬다. 그렇다면 인간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정체성 역시 3가지 관점에서 접근 가능하다. 영혼 관점, 육체 관점, 인격 관점이 그것이다. 하지만 영혼 관점은 증명하기가 힘들고 추상적 개념일 뿐만 아니라 논의 과정에서 얻어갈 게 없기 때문에 배제한다.

두 번째 질문. 당신은 육체인가 인격인가? 가정해보자. 만약 내 육체와 인격이 둘로 나뉘어 하나를 고문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무엇을 고문할 것인가? 나는 인격 고문을 택했다. 고통의 뿌리는 육체이고 육체에서 정체성이 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제 문제, 분열 문제 등에 의해 관점의 뿌리가 흔들렸다. 여러 논리적인 결함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마지막 질문. 모든 관점이 약점이 있다면 분열 문제에 대해 가장 타당한 관점은 무엇일까? 영혼, 육체, 인격 관점에서 접근해 보았더니 한 가지 결론이 나왔다. 중요한 것은 세 가지 관점이 아니라 지금의 인격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정말로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무엇이 될 수도 있다.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생존이 선행되어야 한다. 죽음 이후에 무엇이 있을지 우리는 예상할 수 없고(존재는 비존재를 상상할 수 없다), 나의 생각은 이렇다. 죽음 이후에는 아무 것도 없다. 끝이다. 죽음 이후의 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가 같다고 전제하기 어렵다. 곧 이번 삶이 마지막이 된다.

내게 소중한 가치들을 지키고 보살피자. 현재의 삶은 정말 가치 있는 것이다. 내일 당장 이 삶이 끝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점을 유의하고 하루를 맞이한다면 오늘이 내일임에 감사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Today is tomorrow. It happe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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