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활동 개요(날짜, 장소)
2016년 9월 25일 일요일 오전 9시 여의나루 앞 한강 공원에서 런인서울 하프마라톤 대회에 참여하였다.
Q. 활동 동기
하프마라톤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고 대회에 출전해서인지 걷고 뜀을 반복하여 완주했다. 너무 힘들었다. 나는 생각했다. 다시는 하프마라톤을 뛰지 않겠다고. 그로부터 4년 만에 하프마라톤을 뛰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과목을 신청했을 시기에 나는 따로 운동을 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하프마라톤 참가를 통해서 내게 운동을 해야 할 의무를 부여해주고 싶었기 때문에 과목 신청을 했다.
Q. 활동 내용과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써주세요
8월 말이 되니 너무 바빠졌다. 10시부터 6시까지 데이터 사이언스 스쿨에서 수업 듣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힘든 일인데 열정대학을 3개월 만에 수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니 하루에 해내야 하는 일의 양이 어마어마해졌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 학원에 간다. 가는 길에는 어제 배웠던 내용을 써둔 에버노트를 읽는다. 학원 오전에는 팀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점심을 먹은 이후 1시 이전까지 쪽잠을 자고 1시부터 수업을 듣는다. 패스트캠퍼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수업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된다. 수업이 끝나면 저녁을 먹고 열정대학으로 이동한다. 죽음학과 수업을 듣기 전까지 책을 읽다가 8시부터 죽음학과 수업을 듣는다. 10시에 수업이 끝나면 지하철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부모님과 전화를 하고, 지하철 내에서는 책을 마저 읽는다. 집에 도착하면 바로 뛰기 위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다시 밖으로 나온다. 간단히 몸을 스트레칭하고 하루 연습량에 맞게 운동을 한다. 집에 돌아와서 씻고 오늘 읽었던 내용을 추려 블로그에 올리고, 독서마라톤 카페에도 올린다. 이후 소설 800자를 작성한다. 소설 작성까지 끝나고 나면 오늘 데이터 사이언스 스쿨에서 배웠던 내용을 복습한다. 이후, 잔다. 9월 내내 이 레퍼토리로 하루가 흘렀다. 하프마라톤을 뛰지 않고 버킷리스트 과목을 만들 걸 하는 후회를 잠깐 했었다. 여유가 너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하프마라톤 전까지 연습을 모두 마치고 대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긴장이 조금 되었다. 연습할 때 가장 길게 뛰었던 게 8.5km 남짓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 인생에서 21km를 뛴 경험은 4년 전, 단 하루뿐이었다. 그 때는 14km 이후부터 걷기도 했으니 멈추지 않고 뛴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21km를 쉬지 않고 달리고 싶었다. 연습할 때 단 한 번도 걷지 않았으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상당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동시에 같은 경로로 뛰었다. 뛰다보니 내 페이스가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 앞에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그들은 평소에 내가 뛰던 페이스보다 느렸다. 계속 이렇게 뛰면 체력도 빨리 잃고 기록도 나쁘게 나올 것 같아서 앞에 있는 사람들을 제치면서 뛰었다. 4km 정도가 되어서야 내 페이스를 찾게 되었다.
왼발을 딛을 때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었다. 반환점을 돌 때까지는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14km가 되자 되게 힘들었다. 어깨부터 손가락 끝까지 피가 잘 안 통하는 것 같았다. 몸에 있는 피가 종아리에 다 쏠리는 듯한 기분도 일었다. 팔에 피를 통하게 하기 위해 어깨를 풀어주며 계속 뛰었다. 그러니 조금 나았다. 하지만 종아리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계속 뛸 수밖에.
흔히 마라톤을 자신과의 싸움에 비유한다. 나는 몸과 마음이 하는 협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협상에서 이기면 걷게 된다. 마음이 협상에서 이기면 계속 뛴다. 나는 몸이 내 마음에게 말을 걸 때마다 계속 생각했다. 뛸 수 있어. 저 철교까지만 우선 뛰어보자. 다음 물 마시는 곳까지만 뛰자. 조금만 더 뛰면 18km이니까 잘 해보자. 지금까지 연습할 때에도 단 한 번 쉬지 않았는데 여기서 걸으면 억울하잖아. 그렇게 내 자신과 계속 대화하면서 결국 한 번도 걷지 않고 결승점에 도달했다. 2시간 5분 33초가 걸렸다.
지금까지는 몸과 마음이 협상하면, 보통 몸이 이겼다. 할 일 있는데 미루고, 자고, 안했다. 요즘엔 마음이 이기는 빈도수가 늘고 있다. 커다란 목표를 2개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려고 노력하다보니 정말 그 목표에 가깝게 계속 달리고 있다. 요새 내 자신에게 거는 주문이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그러다보니 나는 정말 그렇게 되고 있다.
9월이 시작되었을 때 한 카톡방에서 9월의 목표를 공유했었다. 나의 목표는 4가지였다. 첫 번째는 데이터 사이언스 공부를 즐겁게 하기. 두 번째는 소설 2만자 이상 작성하기. 세 번째는 하프마라톤 2시간 10분 이내에 완주하기. 네 번째는 독서마라톤, 성장일기 하루도 빠짐없이 쓰기. 소설 작성 2만자를 제외하면(오늘 분량까지 작성하면 1만 5천 자 정도가 된다. 소설 쓰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세 가지 목표를 이루었다. 9월 동안 나는 정말 열심히 달렸다.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앞으로 내가 그려나갈 그림이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믿고 즐겁게 달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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