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정말 바쁘게 살고 있다. 한 가지도 제대로 소화하기 힘든 목표를 두 가지나 세워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목표는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학문을 공부하는 것이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10시부터 6시까지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빠른 속도로 진도를 나가다 보니 흐름을 놓치기가 쉬워 긴장을 놓지 않고 수업을 듣고 있다. 두 번째 목표란 열정대학을 한 분기만에 수료하는 것이다. 수료 조건은 전공 3과목, 나머지 과목 27가지를 수행하고, 자기분석여행을 다녀와야 한다. 이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수행하려면,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는 요즘에 정말 많은 노력을 가하고 있다.

최근에 하프마라톤을 뛰었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보통 마라톤을 자기와의 싸움에 비유하곤 하는데, 뛰면서 '몸과 마음의 싸움'같다고 느꼈다. 계속 뛰기 위해서는 마음이 몸을 설득해야 한다. 내가 게으르게 살았을 때에는 몸이 마음을 쉽게 이겼다. 조금 더 늦게 일어나고, 일을 미루고, 심지어 안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태도를 유지할 수가 없었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할 일이 산더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마음이 계속 이기도록 몸을 설득했다. 하프마라톤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연습을 할 때 단 한 번도 걸은 적이 없었는데, 대회 때 역시 쉬지 않고 달리고 싶었다. 하지만 힘들었다. 그래도 달렸다. 물 마시는 곳까지만 뛰어보자, 저 철교까지만 뛰자. 조금만 더 뛰면 결승점이니까 거기까지만 더 열심히 달려보자. 결국 2시간 10분 이내로 들어오자고 했었던 9월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2시간 5분 33초라는 기록으로.

하지만 이제는 열심히 버텨주었던 내 몸에게 자그마한 보상을 해줄 때가 된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여행의 목적은 쉼에 두었다. 난 쉬러 갈 계획이다. 열정이 모든 것을 태워버리지 않도록.

춘천 나무향기 찜질방이라는 곳에 갈 계획이다. 4년 전에 춘천 여행을 혼자 다녀오고 나서, 친구가 추천해준 곳이었다. 검색해보니 너무 가고 싶었었는데, 지금까지 가지 못했더라. 이번에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다시 달릴 수 있도록 재충전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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