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활동 동기

 

인간은 3가지 조건에 의해 변화한다. 만나는 사람과 주위 환경, 쓰는 시간이 그것이다. 여행은 이 모두를 바꾸어준다. 그래서 여행을 통해 사람은 성장하고,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까닭도 거기에 있다. 2012년의 무전여행, 혼자 떠난 춘천 여행, 2013년에 2주 동안 혼자 떠났던 제주도 올레길 여행. 이 여행들은 내게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아쉬운 게 있었다. 한 번 쯤은 기획하고 떠나는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여행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하고 기획하여 여행을 떠나면 그만큼 배우는 게 많지 않을까? 그런 필요에 의해 여행학과를 지원하게 되었다.

 

 

Q) 프로젝트 활동 내용과 느낀점을 구체적으로 써주세요

 

8월 말부터 급격하게 바빠졌다. 매주 주중에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패스트캠퍼스에서 Data Science를 공부한다. 월요일에는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죽음학과 수업을, 화요일에는 같은 시간에 여행학과 수업을 듣는다. 수요일에는 7시 반부터 9시까지 수요독서포럼을 듣는다. 주말은 항상 열정대학 일정으로 차있다. 일주일에 4, 5주 동안 하프마라톤 준비를 했다. 매일 800자씩 소설을 작성했다. 또 매일 독서마라톤 활동을 했다.

힘들었다. 꿈에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몸이 지쳐갔다. 이러다가 burn out하는 게 아닐까 싶었고, 열정대학에 시간을 많이 쏟다보니 내가 공부하는 것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도 일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의 목적은 에 두었다. 4년 전부터 가고 싶었던 춘천 나무향기 찜질방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1446분 표를 예약했다. 그리고 청량리역 근처에 있는 영풍문고에서 읽을 만한 책을 찾아 돌아다녔다. 본래 읽고 싶었던 소설을 한 권 사서 가져가려고 했지만, 요새 미래기술에 푹 빠져있다 보니 유엔미래보고서 2050’과 같은 책들이 눈에 밟혔다. 고민하다가 책을 집었다. 책의 제목은 구글의 미래.


itx를 타고 춘천으로 가는 길, 책을 읽었다.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편해졌다. 그 동안 대중교통을 타면서는 항상 사람에 부대끼고 답답했는데, 그러지 않아서였을까.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춘천에 도착했다. 우리 집에서 강남 갈 때랑 거의 비슷하게 시간이 소요되더라. 틈틈이 춘천에 놀러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고 거창하게 이름을 붙여두었지만, 내 여행 계획은 정말 심플했다. 춘천역 근처에 있는 카페 마마에서 바깥 풍경을 보며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다. 6시가 되기 전에 그곳에서 나와 나무향기로 옮긴다. 씻고 나서 구글의 미래를 마저 읽고 노트 2장 정도 글을 쓴다. .

늘 빡빡하게 일정을 계획하다가 느슨하게 계획을 짜니 모든 게 여유로워졌다. 늘 커피를 마시며 무언가를 바쁘게 했어야 했는데, 이번엔 커피만 마실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바깥은 공사중이어서 뷰는 영 아니었다. 이건 좀 아쉬운 부분.

버스를 타고 나무향기 찜질방으로 옮긴 뒤, 그 근처에서 밥을 먹었다. 박장진 감독이 트위터에 직접 재배한 음식 재료로 5000원에 집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라고 대진식당을 소개하길래, 그곳이 좋겠다 싶었다. 그리고 맛있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은 기분이 들었다.

나무향기 찜질방으로 들어가 씻고, 시원한 식혜 하나를 시켜 구글의 미래를 마저 읽었다. 책을 읽다보니 아이디어가 넘칠 듯이 쏟아져 나왔다. 왜 지금까지는 항상 노트북을 쳐서 글을 쓰거나 공책으로 글을 썼을까? 요즘엔 말을 하면 바로 텍스트로 동시변환해주는 어플리케이션도 많다. 발음 교정 및 목소리 트레이닝과 글쓰기를 하나의 행동으로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게 시간 절약이 되지 않을까? 병행독서를 어떻게 하면 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나만의 ‘Desk Project’를 열어 책상 위에 있는 것들을 간소화 하고 최적화하면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나는 현재 돈이 부족한데, 어떻게 하면 나에게 투자하는 것을 멈추지 않고 돈을 벌 수 있을까? 꿀 대외활동을 많이 아는 친구에게 물어보고 내게 적합한 활동 하나를 택하면 되지 않을까? 아이디어는 산발적으로 뻗어나갔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글을 통해 그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그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 가슴이 계속 쿵쾅거렸다. 자기 전까지 노트 위에 아이디어를 계속 쏟아냈다. 최근에 이런 식으로 책을 읽었던 적이 있었던가.

다음날, 간단하게 아침을 챙겨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좋은 아이디어와 에너지로 충만해진 채로. 이번 여행으로 난 바뀌었는가? 충분히 그렇다.

 

 

Q) 전체 과목 활동 내용과 느낀점을 구체적으로 써주세요


매 수업 때마다 나는 노트북을 지참했다. 학원에서 바로 가야하니 당연한 거였는데, 같이 여행학과를 듣는 친구가 너는 맨날 노트북을 챙기고 다니네.’라고 말하더라. 생각해보니 나는 전공활동 내내 에버노트에 수업 내용을 항상 적었다. 그냥 듣는 것보다는 그렇게 하는 게 더 많은 것들을 얻어간다는 느낌이 강했다. 나중에 후기 적기에도 좋고.

수업을 거듭할 때마다 연사가 바뀌었는데, 그러다보니 얻어가는 것도 다양했다. 기록의 중요성과 기록 방법, 삶의 태도와 패턴, 그들의 이야기, 어떻게 지금의 업에 도달하게 되었는지 등등.

각자에게는 각 순간에 필요한 행동이 있다. 이번에 내가 떠난 여행은 남들이 보면 별거 아닌 여행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겐 refresh의 순간이었다. 그게 내게 필요했던 여행이기도 했다. 개구리는 도약하기 위해 움츠린다. 더 큰 도약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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