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emento Mori

  우리는 물질 세계에 살고 있다. 어떤 생명체이던 간에 모두가 죽게 되어있고, 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인간 문명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죽음의 공포에 대처할 방안으로 문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1부에서는 이를 실험을 통해 보여준다. '죽음'에 대해 노출된 이후에 피실험자들은 만난 이성을 낮게 평가했다. 대조군에 비해 확연히 차이가 났다.

  죽음을 직면한 사람들은 내집단과 외집단을 구분하여 외집단을 밀어내는 경향도 보였다. 내집단 편향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비 패턴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소비를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본성 때문이다.

  죽음에 대한 긍정적, 이상적 이미지를 덧입혔을 때의 실험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죽음을 긍정적으로 표현한 포스터에 노출된 사람들은 대조군에 비해 4배나 많이 기부했다. 이를 통해 죽음에 대한 이미지가 삶의 방식을 바꾼다고 볼 수 있었다.

 

 

 

#2: Vitam Aeternam

  2부는 조금 어려웠다. '사후세계란 존재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보여주려고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몸의 모든 기능이 멈추어 돌아오지 않으면 죽는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조금 색다른 경험을 한 사람들이 있다. '근사체험자'들이다. 근사체험자란 몸이 얼마간 죽었다가 다시 제기능을 찾은 사람을 뜻한다. 그들은 몸과 뇌의 기능이 멈추었을 때 황홀한 느낌을 받았고, 자신이 확실하게 죽었음을 인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긴 나선, 혹은 터널을 통해 빛으로 나아갔고 그 과정에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의식과 몸은 분리되어 있을까? 근사체험자들의 말을 통해 들어보면 그럴 것 같지만, 이를 과학적으로 반박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이 죽어갔을 때 저산소증을 겪게 되고, 약물 투여 등의 다양한 환경 변화 때문에 뇌에서 환상을 만들었다는 것이 그들의 해석이다. 실제로 죽기 직전에 감마파가 매우 강하게 활성화되는데, 이 과정에서 그런 환상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확장된 양자역학으로 해석하는 과학자도 있었다. 양자역학이란 쉽게 설명하면 빛이 두 곳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고, 이 모습은 관찰자에 의해 양자가 바뀐다는 것이다. 확장된 양자역학은 관찰자에 의해 모습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양자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결정하고 관찰자는 이를 확인할 뿐이라는 것이다. '통합적인 의식 활동'은 이 확장된 양자역학에 의해 미세소관에서 일어나는 행위이고, 양자는 동시에 두 곳에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이 소멸할 때 의식이 다른 공간에서도 존재할 수 있음을 말했다.

  분명한 것은, 죽었다가 살아난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삶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3: Carpe Diem

  삶의 비밀은 모든 게 끝난다는 것에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죽음이 삶의 자세를 갖추게 해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삶을 긍정적, 죽음을 부정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인다. 과거에는 죽음이 '우리의 죽음'이었고, 점차 '나의 죽음', '너의 죽음'으로 바뀌었다. 현대 사회의 경우 죽음은 우리, , 너의 죽음도 아니다. 즉 우리의 삶에서 죽음은 멀어졌다. 20세기부터는 죽음이 섹스보다 터부시 되는 문제가 되었다. 죽음에 대한 적극적 망각이 시작되었다.

  영국은 2009년부터 죽음 캠페인을 통해 죽음에 대한 긍정적 인식 1위 국가가 되었다(한국은 32위였다). 그 캠페인을 통해 사람들은 죽음을 피하려고 하지 않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죽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은 삶의 질이 높아졌고, 이타적인 행동을 보였으며, 더 행복해했다. 지금의 순간을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죽음을 받아들이면 당신은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나 역시 단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인생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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