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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을 나서는 순간
따스한 공기
녹아든 봄 향기에
아찔하게 무너져내린다

어스름한 가로등 빛 사이
아까운 꽃잎
밤을 음미하듯
부드럽게 내려앉는데

그 모습, 같이 바라만 보아도
문득 사랑하기 좋은 계절
나 홀로 이렇게

우두커니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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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3대 욕구'는 보통 식욕, 수면욕, 성욕을 뜻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는 동물의 3대 욕구로 봐도 무방하다는 견해다. 그래서 나는 매슬로의 욕구 5단계를 선호한다. 이쪽이 더 '인간다워' 보인다(매슬로의 욕구 5단계 이론도 많은 논란이 있지만).
매슬로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는 그 중요도별로 단계를 형성한다. 하나의 욕구가 충족되면 위계 상 다음 단계에 있는 욕구가 나타나 그 충족을 요구하는 식으로 체계를 이룬다. 예를 들어 위 피라미드에서 가장 하단에 자리 잡고 있는 '숨 쉬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상단에 있는 자아실현 욕구를 바라기는 어렵다. 당장 숨도 못 쉬고 죽을지도 모르는 위급한 상황에서, 내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자신의 욕구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것도 중요하겠다고 느낀다. 나의 욕구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욕구를 통해 알게 되는 나의 결핍을 버려두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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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과는 진지하고 점잖은 관계를 유지하지만, 사실 친한 사람들을 놀리는 걸 정말 정말 좋아한다. 그 중 입에 챱챱 달라붙는 말들이 몇 있는데,


#1. 거짓 인생

친구가 본심을 숨기거나 이중적인 태도를 보일 때 자주 사용한다. 요새 친구들 사이에서 밀고 있는 말.


#2. 점심 저녁을 다해서

친구랑 당구 치다가 나온 개드립. '전심전력을 다해서'를 잘못 발음하면...


#3. 그런데 보통은 그대로 끝나

친구가 일을 계속 미루다가 막판에 요기 베라의 명언인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를 남용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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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혓바늘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하필이면 혀 옆면에 나서 혀를 조금만 움직여도 이빨이 계속 닿는다. 말하기도 불편하고 밥 먹는 건 더 힘들다. 자괴감 들고 괴로운 나날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오늘은 중요한 날이었다. 아침에 하프마라톤 사전연습을 뛰어야 했고, 낮에 결혼식을 가야 했다. 그래서 어제 비타민제도 챙겨 먹고 오라메디를 자기 전에 두 번이나 발랐다. 제발 낫기를. 결혼식 뷔페는 즐겁게 누리고 싶어...
하지만 나의 간절함은 통하지 않았다. 오늘 하루를 더 커진 혓바늘과 함께했다. 맛있는 음식을 좋은 사람들과 같이 먹는데 그 상황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평소에 과일을 챙겨먹을 자신이 없으면 비타민제라도 챙겨 먹을걸... 자취생의 영양 불균형을 해결해줄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을 지금까지 귀찮다고 먹지 않았던 것에 반성한다. 앞으로는 혓바늘이 나지 않는 면역력 짱짱맨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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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늪

글상자/끄적끄적 2017. 4. 7. 21:37
한 번 정도 경험해보고 싶어 하프마라톤을 신청했다.
달리면서 어마어마한 후회가 밀려 들어왔다.
4.8km만 뛰어도 이렇게 숨이 차고 힘든데 어떡하지......
과거의 나를 뜯어말리고 싶었다.
사서 고생할 필요는 없었는데.
앞으로 다시는 하지 말아야겠다.
뭐 다시 하고 싶어질 일도 없겠지만.

하지만 4년 뒤, 열정대학에서 하프마라톤 과목을 보게 되었을 때 나는 갈등한다.
이전에 뛰었을 때는 걷는 구간이 길었기 때문에, 쉬지 않고 뛰어보고 싶었다.
그래 저번엔 연습도 제대로 못 했으니까, 이번엔 실전에서 쉬지 않고 달리는 걸 목표로 해보자.
나는 하프마라톤을 다시 신청했고, 또 어마어마한 후회를 하게 된다.
왜 나는 뼈저리게 느꼈음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이제, 절대, 다시는, 무조건 하프마라톤을 하지 않겠다.

하지만 지금, 나는 세 번째 하프마라톤을 준비하고 있다.
두 번째 하프마라톤 기록이 아쉬워서.
신청하지 않으면, 신청하는 것보다 더 큰 후회가 밀려올 것 같았다.
그래서 내일 한강공원에서 사전 연습으로 10km를 뛸 예정이다.
물론 지금도 어마어마하게 후회하고 있다.
이쯤 되면 하프마라톤의 존재를 알아버린 게 죄다.

ㅓㅏㅣㅁㅈ덕리ㅏㅁ너얇지다거리ㅏㅁㄴ아럽ㅈㄷ가ㅏㅓㄴㅁ아ㅓ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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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롤(LoL : League of Legends)을 2012년(시즌2)부터 지금(시즌7)까지 즐기고 있다. 롤은 5명씩 두 팀으로 나뉘어 상대의 기지를 부수는 게임이다. 롤에는 총 5가지의 역할군이 있다. 탑, 미드, 정글, 원거리 딜러, 서폿. 5년간 게임을 즐겼기 때문에 모든 역할군을 다룰 법도 한데, 내 플레이의 8할 이상은 서폿이다.
서폿은 게임에서 아군을 지키거나 우리 팀이 쉽게 적에게 더 많은 데미지를 넣을 수 있도록 군중 제어기(CC)를 이용해 상대를 방해하거나, 우리 팀이 정보 우위를 취할 수 있도록 시야를 밝히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하면 우리 팀원을 케어하는 역할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서폿하기를 꺼려한다. 눈에 띄지도 않고, 게임 후반이 되어도 강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서폿으로 게임을 하다보면 자신보다 더 강한 우리팀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대신 죽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난 5년 동안 서폿만 했다. 계속 같은 라인만 가다보니 서폿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이해도가 높아지다보니 좋은 플레이로 연결된다. 또한 정확한 킬각으로 상대를 잡아 게임을 캐리하는 것보단, 위태위태한 상황에서 우리팀을 살려 역전하는 각을 보는 게 더 흥미롭고 재밌다.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삶도 마찬가지다. 나는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충돌하는 경우를 살면서 거의 보지 못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잘하는 일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그런 심리가 유독 강하다. 어떤 일을 잘하지 못하면, 혹은 잘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그 일을 좋아하기가 어렵다. 마찬가지로 어떤 일을 좋아하면 그 일에 관해서는 창의적인 생각이 많이 떠오르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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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무렵부터 대학교에 입학해 혼자 자취하기 전까지 쭉 같은 집에서 살았다. 우리 집은 동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었다. 오르막을 올라야 해서 돌아가는 길은 항상 힘들었지만 예뻤다. 꽃나무가 많아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고향에 내려갈 때면 꼭 집 주변을 오래 걸어본다. 많이 변한 곳도 있지만, 집 앞 풍경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지금쯤 사진처럼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을 텐데, 두 눈에 담지 못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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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주제는 참 어렵다.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이라니. 머리에 둥둥 떠다니는 몇가지 단서들을 잡아보지만 정보들은 추상적이고 수치화되지 않아 '가장 잘한 일'을 선택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뭐가 있을까?
선택의 편의를 위해 몇 가지 제약을 걸어보자. 그 일을 내가 주체적으로 했는가? 그 일은 지금의 나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는가? 오랜 시간을 투자한 일이었는가? 아, 세 가지를 충족한 일이 하나 있다. 독서.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지만, 본격적으로 읽은 건 18살 때부터였다. 전투적으로 읽었다고 표현해도 좋을 거 같다. 쉬는 시간마다 틈을 내서 하루에 한 권 정도의 책을 읽었고, 책을 읽고 느낀점이나 인상 깊은 구절들을 매일 기록했다. 그때 읽었던 책들이 내 가치관에 큰 영향을 끼쳤다. 대한민국의 공교육이 싫은데 교육을 비판할 근거를 모르겠어서 이범의 '교육에 反하다', '핀란드 교육법' 같은 책을 찾아 읽었고, 같은 분야의 책들을 읽다보니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갔다. 문학, 과학, 철학, 경제 등 가리지 않고 읽었던 것 같다. 책을 한 권 읽을 때마다 읽고 싶은 책이 배로 늘어났기 때문에 수업을 듣지 않고 책만 읽고 싶을 때도 많았다.
그래서 난 대학생이 되기를 갈망해왔다. 대학생이 되면 원없이 책을 읽을 수 있을뿐만 아니라, 하고 싶은 것들 마음껏 할 수 있을테니까. 자유를 갈망하고 갈망하면서 고등학생 내내 열심히 버티며 살았다. 수능이 끝나기를 간절하게 원했다.
하지만 대학생이 된 직후 당시에 내가 바라던 모습대로 살지는 못했다. 그토록 바라던 대학생활이었는데, 술 마시고 당구치며 펑펑 놀기만 했다. 다행히 많이 벗어나지는 않아 비교적 어린 나이에 내가 원하던 교육 모델을 찾게 되어 열정대학을 하게 되었고, 길을 찾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다. 그래서 나는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이 책을 가까이한 일이라고 본다. 책을 통해 무언가를 계속 갈망해왔고, 결국 내가 원했던 것들을 꾸준히 해왔으니까.


#2.

에버노트를 알게 된 다음부터는 더 이상 공책에 독후감을 작성하지 않는다. 




(화질구지..ㅠ)


이전엔 책 옆에 독서노트를 끼고 좋은 문장들을 옮겨 적거나 느낀점들을 적었지만 많은 한계를 느껴 최근에는


검색이 가능하도록 에버노트를 활용해 독서노트를 사용하고 있다. 내가 작성한 것들이 검색이 된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이다. 잘만 사용한다면!


#3.

글을 쓰다보니 '독서혁명'이라는 과목을 만들어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곧, 혹은 다음 분기 때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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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식으로든 과거의 나에게 닿기를 바란다.
회차와 숫자 6개를 동봉하마.
만약 이 편지를 읽으면, 즉시 복권방으로 달려가거라.
시간이 많지 않을거야.
748회차(2017.04.01) 3, 10, 13, 22, 31, 32

"뭐야 이게. 만우절이라고 별 이상한 장난을 다 치네."

의심이 많은 나는 수상한 편지 한 통을 버리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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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듣고만 있어도 기분 좋은 노래를 많이 듣는다. 다만 찾아서 듣지는 않고, 아는 노래만 반복해서 듣는다. 나이를 먹었나보다......

  • Can't Take My Eyes Off You - Morten Harket
  • The Show - Lenka
  • 자격지심 - 박경
  • Love Vibration - 더 콰이엇
  • Mood Indigo - CHEEZE

예전엔 우울할 때 들으면 더 우울해지는 노래 위주로 들었는데, 취향이 많이 바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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